(사)무숙공 박진영 장군 기념사업회는 박진영(1569~1641) 장군 등이 임진왜란 때 '전국 최초 의병'을 일으켰다며 재조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14일 오후 함안문화원 강당에서 '임진왜란 최초의 의병 활동과 무숙공 박진영 장군'이란 제목의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석태 문창문화연구원장이 좌장으로, 정승교 서울대 규장각 책임연구원(함안의 명문가와 박진영 장군의 관계), 김형태 경남대 교수(국문학, 박진영 장군의 학맥과 사상), 허권수 경상대 교수(한문학, 박진영 장군의 행적)이 발제하고 토론했다.
박진영 장군은 함안 검암촌에서 형조판서를 지낸 박오(동천) 선생의 아들로 태어났다. 임진왜란(1592년)은 그가 24살 때 일어났다. 왜군이 부산 앞바다에 나타났다는 소식은 봉화와 파발마에 의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왜군이 부산 앞바다에 나타난 것은 그 해 4월 13일. 기념사업회는 "장군은 당시 창원 '광산사'라는 절에 있다가 붓을 던지고 이칭(황곡) 선생과 그의 아우 이령 장군과 함께 창의했고, 이틀 뒤 100여 명의 의병을 모아 김해성으로 갔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이것이 '전국 최초의 의병'으로 보고 있다. 박진영 장군이 이령 장군 등과 함께 김해성에 당도한 때는 4월 17일이었고, 당시 김해부사 서예원은 도망 가버렸다는 것.
기념사업회는 "박진영 장군은 마산 진동에 주둔한 적이 함안의 경계를 침범하자, 분연히 몸을 돌보지 않고 화살과 돌로 적을 맞아 싸워 물리치기도 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장군의 활동을 보고 놀라서 탐복했으며, 이순신 장군은 이를 목격하고 포상 장계를 올렸다"고 소개했다.
장군은 그 뒤 김성일(학봉), 권율(도원수) 장군의 휘하에 들어가 활동하기도 했다. 장군은 26살(1594년) 때 무과에 급제했고, 1595년 '복병장(伏兵將)으로서 왜적 100여 명을 사로잡아 귀순하도록 했다.
1602년 세워진 권율장군행주대첩비에 보면, 비문 후반부에 권율 장군의 휘하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이 명단을 적어 놓았는데 박진영 장군이 들어있다.
박진영 장군은 임진왜란 뒤 의주판관, 경흥도부사, 함흥판관, 병조참지, 황주수성방어사(황주=황해도), 경상우도병우후, 병조참판 등에 제수되었다. 말년에 장군은 고향으로 돌아와 창원 광려산에 집을 짓고 독서에 전념하다 73살에 세상을 떴다.
고종(1871년)은 그에게 '무숙(武肅)공'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교지>에는 "쳐들어오는 적의 창을 꺾어 치욕을 막는 것을 '무'라 하고 부하들을 잘 다스려서 군기를 바르게 하는 것을 '숙'이라 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기념사업회는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보가 일찍 함안에서 의병을 모아 김해성에 달려가 왜군에 대적했던, 어쩌면 임란 당시 우리 역사상 최초의 의병 활동가로 기록될 수도 있었던 인물"이라며 "박진영 장군의 업적과 그의 애국․애족정신은 반드시 재조명과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학술대회장 앞에 장군의 유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경남도, 창원시, 함안군, 함안문화원이 후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