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홍보를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란 말이 종종 쓰인다.
기업이 고객을 직접 찾아간다는 게 일차적인 의미이겠지만, 고객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만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닌 서비스를 받는 소비자 중심으로 고려하고 배려하겠다는 각오가 담긴 말이다.
국민들을 위한 복지 역시 마찬가지다. 밥상을 차려 놓을 테니 숟가락만 올려놓으라고 말하기보다는, 국민이 원하는 밥상을 차려주거나 여러 밥상을 차려 놓을 테니 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식으로 복지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 또 보편적 복지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복지가 특정 계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개념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즉, 복지가 더 이상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복지서비스는 이른바 사회서비스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하지 않다. 오히려 초기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서비스를 정착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우려와 진통이 있을 수도 있다. 사회서비스를 안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정책 총사령관 김강립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을 만나 들어봤다.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공적부조제도 같은 종전의 사회복지서비스는 복지수요를 갖고 있는 분들에 대해서 공급자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정하고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그리고 중앙정부가 기획부터 예산까지 결정하는 중앙집권적인 방식이었죠. 그러나 지금 사회서비스라고 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가장 큰 변화는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즉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복지프로그램에도 시장의 원리가 도입된 굉장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볼 수 있죠.
사회서비스는 소비자들이 복지서비스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사회복지프로그램이 ‘우리 동네 노인들은 여가를 건전하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건강관리가 스스로 잘 안 되는 분들이 있는데 이 건강관리를 지원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초기개입 해서 인지발달이나 정서의 안정을 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필요에 따라 중앙정부가 아닌 소비자와 지역이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서비스의 품질관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많은 서비스 프로그램을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모두 관리하고 현장에서 모니터링하고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는데, 이제 이 부분을 소비자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산모신생아도우미 사업의 경우 산모들이 도우미를 어느 기관에서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시장구조에서는 경쟁 원리에 의해서 각각의 제공기관들이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지 정보가 노출되고 결국은 품질관리에 대한 내용이 경쟁이 되죠.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받는 시스템이 사회서비스입니다. 이것이 사회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두 번째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서비스의 특성상 소비자와 지역의 필요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와 지역이 스스로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내 지역의 책임을 강화한다 라는 원칙이 이 서비스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변화라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서비스제도를 도입해 4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동안 예산도 상당히 늘었고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졌습니다. 평가도 대체로 많은 사업들, 특히 아동에 대한 정서발달과 인지발달 사업들에 대해서는 초기에 투자함으로써 선두적인 투자가 됐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시설은 불안해 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떻게 이것을 기회로 잘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복지분야 시설들이 다른 서비스 분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경쟁의 구조를 가졌었는데 앞으로 계속 이런 형태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사회서비스라는 것이, 예를 들면 보육시설의 경우 시설에 돈을 주는 방식에서 바우처로 전환해 부모들에게 돈을 주는 것입니다. 즉 부모들의 구매력을 보전해주는 것이죠. 시설에 돈을 주는 것이 맞는지 시설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분들에게 주는 것이 맞는지 어떤 방식으로 가야하냐 생각해본다면 저는 후자인 사회서비스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변화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설들이 누렸던 비교적 아주 낮은 수준의 경쟁구도는 깨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선택의 범위가 넓어졌고, 그 선택의 범위가 넓어짐으로써 서비스 제공자 간 스스로 분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입니다. 시설들은 서비스의 품질과 방향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서비스의 이용자 만족도 측면》
복지에 약 83조라는 돈을 투자하고 있는 지금 국민의 만족도가 과연 얼마나 증가했느냐는 것이죠. 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강화되면 경쟁이 없던 시장에서 갑자기 경쟁을 해야되는 상황이 옵니다.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 내 시설에 있는 분들을 소비자로 인식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느냐는 고민을 통해 “Yes”라는 답을 할 수 있다면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지역의 필요를 어떻게 발견하고 그것을 제도화하고 프로그램화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게 중요한 숙제입니다. 그래서 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이 만들어졌습니다.
《사회복지서비스의 시장기능 활성화 측면》
앞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특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측면에서 본다면 사회서비스의 산업적인 가치는 복지적인 가치 못지않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정책을 다루는 부처 입장에서 보면 복지가 시장과 같이 가는 구조가 아니라 소비적인 형태로만 인식됐었죠. 하지만 바우처방식의 사회서비스제도가 도입되면서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OECD국가 중에서 우리는 서비스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회복지분야가 앞으로는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또 경제성장에도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실제로 보면 올 해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상당수가 복지분야와 의료분야에서 나타난 일자리입니다.
《정부의 유치산업 보호 측면》
복지부는 사회복지서비스도 산업적인 가치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사회서비스산업육성법안 초안을 작성해서 곧 국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제조업이나 중공업 등 지금 우리 국가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산업들이 사실은 초기에 국가의 보호 아래서 육성됐습니다. 그래서 복지를 이끌고 있는 사회서비스산업도 초기에 범정부적인 지원을 받아서 일자리도 늘리고 경제에도 기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복지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고 이것이 저소득층만 복지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중산층 이상도 제공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신뢰성 있는 사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틀을 갖추는데 굉장히 의미 있는 전환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초기 사회서비스 제도의 틀을 갖추는 몇 가지는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고 봅니다. 지금부터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비자의 선택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각 지역에서 제공기관이 한 사업에 하나밖에 없어서 소비자가 선택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소비자가 선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 품질에 대한 객관화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6. 30일자로 통과되었습니다. 법안의 내용은 제공기관에 대한 등록제도가 있습니다. 제공기관 등록제가 시행되면 좀 더 많은 기관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보거든요. 이 경우 정부나 지자체의 역할은 제공기관이 제대로 등록요건을 갖춰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느냐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야 되고, 관리해야 합니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국민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서비스가 아니라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입니다.
정부가 서비스품질에 대해서 인증해주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제공기관의 등록요건을 검사하고 조사하는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 아주 적절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부분으로 인증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저희로서는 굉장히 고민입니다. 사람을 통해서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품처럼 딱 정해진 품질을 보증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2~3년동안 노력은 해왔으므로 그것을 기초로 빠른 시간 안에 이런 인증방식이 이루어질 수 있고 품질관리 체계가 정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또 이를 위해 국회에서 의결된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과 지금 발의를 기획하고 준비 중인 사회서비스산업육성법안이 한쪽은 기본적인 그 몇 가지 안전과 이용에 관한 규제와 그 제도화에 관한 법률이라면 다른 한 가지는 산업을 육성하고 키우고 성장시키는 부분에 관한 법이라고 생합니다.
이런 법제적인 정비가 이루어지고 품질에 관한 소비자에 대한 이용이 좀 합리적으로 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 한 가지를 더하면 RNB투자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인지발달서비스 같은 경우 외국의 시스템이나 외국의 프로그램을 로얄티를 주고 쓰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한테 맞지 않는 그런 내용들이 일부 있습니다. 외국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우리 문화나 정서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일부 제원을 정부가 같이 분담하는 방식으로 RNB투자 필요합니다. 또 교육훈련 등 제고기관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중요한 가치는 사회서비스를 열어서 정작 필요한 저소득층은 이 서비스로부터 소외된 것이 문제일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양질의 서비스를 저소득층도 충분히 열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되면서 이 시장이 성장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첫 번째 목표는 필요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소득이 없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서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양질의 서비스로 지불할 만한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 서비스로서 품질유지가 되어야한다 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아주 핵심적인 가치입니다. 이 두 가지가 보장된다는 것이 전제된다면 그것이 지금 대기업이기든 전통적인 복지제공을 하는 주체들이든 가능하다하고 봅니다.
대기업이 들어와서 모두 독식해버리면 가격에 대한 협상력을 키워나가게 되고 결국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죠. 그러면 저소득층이 여기에 접근하거나 이용하는데 상당한 불편이 따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적으로도 불필요한 제정이 낭비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제도화된 부분이 있고 지역사회 서비스투자사업을 놓고 보면 우선 대기업이 들어올 만한 사업이 있는가가 오히려 고민입니다.
예를 들어 돌봄서비스 일부는 이미 기업이 들어와서 경쟁하고 있죠. 그게 과연 맞는 것일까요? 위의 두 가지 원칙만 보장된다면 정부로서는 배제할 이유는 없다는 거죠. 오히려 합리적으로 경쟁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적어도 기본적으로 대다수의 중산층 이하의 국민들이 이용하고 누려야 되는 이 서비스에 대해서는 적어도 품질에 대해 상당히 안정적인 그리고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서비스에 대해서는 소득이 좀 낮더라도 이런 공적인 장치를 통해 접근이 보장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국가적으로는 이 같은 서비스 시장이 커짐으로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조금 더 많이 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를 통해 사회통합적인 효과를 거두는데도 굉장히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